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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현지 김

한학기를 마무리하며

최종 수정일: 2023년 1월 13일


올해가 학문적으로 가장 힘들고 많은 고통을 받는 해가 아닐까 싶다 — 햇수로 어학연수 기간 포함 유학 5년차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대학수업은 Cours magistraux (대강의 수업) 과 Travaux Dirigés (소강의 그룹 수업) 으로 나뉘는데, 대강의 수업에서 전체적인 이론을 다룬다면 소강의 수업에서는 주로 대강의 수업 때 배운 개념을 응용하여 심화된 수업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강의 수업에서는 많은 양의 과제가 주어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발표 과제, 논문 읽기, 에세이 등의 매주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야한다. 작년과는 달리, 다루는 논문 개수와 함께 논문의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웠다. 사실상 철학에 가까운 사회학을 다루게 되었는데, 모국어로도 어려운 내용을 배운지 5년된 프랑스어로 읽고 개념을 이해해서 글을 적는다는게 여간 쉬운일이 아니였다. 항상 그래왔듯이, 학기 초반에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해왔지만 겨울이 다가오며 일조량이 줄듯 나의 열정도 함께 줄어가기 시작했다. 열정과 반비례하게 수업의 난이도는 굉장히 어려워지기 시작했는데 주당 20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모든 수업을 여느 프랑스인 학우처럼 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나 프랑스에서 요구하는 과제 수행 방식은 비판적 사고방식을 염두로 논술을 해야하는데,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수능을 초점에 둔 공부에만 익숙한 나로서는 맞지않는 옷을 어떻게든 입어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 중이다 -- 그로인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있긴 하지만...그래도 그러한 노력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하는 방향성에 대한 실마리를 하나하나씩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이해가지 않는 것이 있다. 성적 시스템에 대한 생각의 차이인데,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의 만점은 20점이다. 하지만 20점을 받는것은 굉장히 흔치않은 일이다.예를들어, 내가 듣는 강의 중 하나는 교수가 과제 점수 만점이 20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줄 수 있는 최고점은 18점이라고 하였다. 도대체 그럼 왜 20점 만점인 채점 시스템을 만들었단 말인가?


첫 글을 어떻게 적어야할까 많은 고민을 했는데, 결국 의식의 흐름을 통해 그 고민을 해소시켰다.

덧 +)

내가 이번학기에 제일 재미있게 들었던 Méthodes quantitatives 수업이 기말 시험과 함께 종강하였는데,이 수업을 담당한 교수 -- 교수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상 박사 겸 시간강사 -- 가 올해 처음으로 교단에 섰는데 교육자로서 첫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매 수업마다 보았던 철저한 수업준비자료와 함께 개인적인 진로 상담도 성심껏 해주었으며 덕분에 재미있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에 오늘 시험 답안지 제출과 함께 이번학기에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를 하였더니 오히려 덕분에 고마웠다며 인사해주었다. 박사생이기에 우리와 더 이상 수업을 같이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현 대학에서 사회학을 배우면서 이렇게 감사한 교수는 처음이였던 것 같다. 그의 박사 논문에 좋은 연구 결과가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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